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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곤박의 잡동사니/컴퓨터 와 IT

옛날 잡지광고로 본 90년도 컴퓨터 이야기

by 드레곤박의 잡동사니 202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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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겐 보물 같은 잡지가 있다. 어릴 적 컴퓨터를 너무 좋아했던 필자는 잡지를 보며 컴퓨터 구입을 꿈꿨던 기억이 있다. 오늘 문득 1990도 잡지를 보고, 옛날 컴퓨터 이야기를 꺼내고자 한다.

 

1. 컴퓨터의 세대교체

  필자가 컴퓨터를 접했을 무렵이 8비트 컴퓨터에서 16비트 컴퓨터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필자의 학교 컴퓨터실엔 교육용으로 8비트 MSX II 기종의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었고, 학원 비슷하게 학교에 얼마를 내면 수업시간외에 컴퓨터를 가르쳐 주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다.

 

 

 

어머니한테 졸라서 이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 처음으로 컴퓨터를 배우게 되었다.  (베이직 언어를 배운 게 고작이지만)

 

16비트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 교육용 컴퓨터는 MSX 기종이었는데 사실 MSX라는 기종은 일본에서 만든 컴퓨터 규격이고, 사실상 세계적으로는 APPLE 컴퓨터를 많이 사용했지만 MSX가  교육용으로 채택된 비하인드가 있었는데, 바로 한글 구현 문제 때문이었다고 한다.

 

일본의 언어체계는 우리보다 복잡한 한문까지 써야 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그래픽 폰트 쪽에 강점이 있었는데 당시 APPLE 컴퓨터는 아스키코드 255개의 문자밖에 사용할 수 없어서 한글 구현이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에, 일본어의 코드만 조금 수정해서 한글화 시켜서 국내 출시를 했다.

 

당시 대우에선 아이큐 1000, 2000 시리즈로 출시가 되었다.

 

2. 16비트 세대로 들어가다

  필자가 중2던가 중3 정도에 보급형 컴퓨터로 16비트 컴퓨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세계적으로 컴퓨터 하드웨어 시장을 이끌던 기업이 IBM이었는데, 운영체제인 MS-DOS의 성공과 더불어 컴퓨터의 표준처럼 자리 잡았다. 그래서 당시 컴퓨터를 지칭할 때 IBM 호환기종이라는 말을 사용했었다.

 

  이제 필자가 보여 드리고 싶었던 잡지 광고가 등장할 차례다.

1990년도 잡지에 실린 컴퓨터 광고
1990년도 잡지에 실린 광고

  2.1. IBM 호환 XT 컴퓨터

    가장 보급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일면 XT 컴퓨터의 스팩을 보면 아래와 같았다. 사진이 작아서 스팩정리를 했다.

 

10Mhz, 12Mhz, 13.5Mhz  
1024KB RAM(100 N/S) 1M DRAM 사용 (640K+384K)
한글카드 내장
REAL TIME CLOCK
1xSERIAL (RS-232C)
1xPARALLER (PRINTER PORT)
FLOPPY DISK INTERFACE
GAME PORT
2xFDD(5.25" 360KB)
101 KEY KEYBOARD
AT STYLE CASE, 150W POWER
MS-DOS 3.3, GW-BASIC 3.22
MONO MONITER (12")

맨 윗줄부터

- 10Mhz는 CPU 속도라는 이야기다 Ghz가 아니라 단위가 Mhz 이다. 당시 컴퓨터의 속도는 이랬다

 

- 1024KB 는 램 용량인데, 지금은 GB 단위를 쓰지만 이때는 KB 단위의 아주 작은 메모리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으로는 상상도 못 할 용량인데 그나마 이것도 MS-DOS가 지원하는 실질적인 메모리는 640KB까지였다. 뒤에 따라붙는 640K+384K  가 그런 뜻이다.

 

그래서 이 뒤에 384KB의 메모리를 써보겠다고 드라이버 파일을 384KB쪽으로 넘기는 프로그램에 램디스크에 별의별 설정을 했던 기억이 있다.

 

- 한글카드 내장은 이 당시는 한글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이 안 되었었다. 서양에서 건너온 만큼 기본이 텍스트 모드였는데, 한글을 쓰려면 그래픽 모드로 전환해서 사용해야 했고 그나마 하드웨어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글 카드라는 확장 카드를 슬롯에 꽂아서 사용했었다.

 

필자는 도깨비라는 한글 카드를 썼었는데, 동년배 분들이라면 기억하는 분도 계실 것 같다.

 

- REAL TIME CLOCK 는 ㅡㅡ;;;; 그냥 시계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저것도 자랑이었....

 

- 1xSERIAL 은 지금도 보드에 종종 보이는 포트인데 지금으로 치면 USB 포트 같은 거다

 

- 1xPARALLER 은 프린터를 연결하는 포트였다. 지금은 다 USB로 대체되었다.

 

- 2xFDD (5.25" 360KB)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버가 2개가 장착되어 있다는 말인데 CD롬 드라이버 이전 세대의 저장장치이다. 여기에 들어간 건 디스크 한 장당 360KB의 용량이 저장된다는 말인데 얼마 후 1.2MB까지 들어가는 대용량(?) 디스크가 보급이 되었다.

 

- 101 KEY KEBOARD 그 유명한 101 키보드가 이때부터 사용되었다. 당시 한영키가 따로 없었다.

 

- AT STYLE CASE 150W POWER 뭐 이건 대충 XT보다 상위 기종인 AT의 스타일의 케이에 150W짜리 파워를 장착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정도 파워로도 잘 돌아갔다.

 

- MS-DOS 3.3, GW-BASIC 3.22 를 준다고 되어있는데, 당연히 정품이 아닌 카피본이었다. 근데 당시 저작권에 관한 개념이 없어서 카피본을 판다는 광고도 잡지에 버젓이 올라오곤 했다.

 

- MONO MONITER (12") 당시는 대부분 흑백 모니터였다. 그것도 브라운관(CRT) 모니터였다. 12인치는 좀 작지 싶다.

 

 

끝이다. 뭔가 허전하다. 하드 디스크가 없다. 그랬다 당시 보급형 컴퓨터인 XT 컴퓨터는 하드디스크는 없는 컴퓨터였다. 적어도 AT 컴퓨터부터 하드디스크를 기본으로 장착을 했었다. 그래서 용량이 큰 무려 3MB 정도 되는 게임은 디스켓 3장 정도에 나눠서 가지고 있다가 게임할 때 디스켓을 교체하면서 게임을 했었다. 

 

당시 XT 컴퓨터의 가격은 대략 아래 사진 과 같다.

왼쪽부터 544,500원, 590,000원, 497,200원, 523,600원, 495,000원 당시 물가를 생각하면 상당한 가격이다.

당시 XT 컴퓨터의 가격
모니터 별매로 대략 50만원 선이었다.

 

 

  2.2. IBM 호환기종 AT 컴퓨터

AT기종의 다른 이름은 많이들 알고 계실 286 컴퓨터이다. 스펙 중 특별히 다른 점은, 속도가 무려 16Mhz나 된다는 거랑 하드디스크가 기본 장착이라는 점 정도일 거다. 

 

보통 XT컴퓨터가 10Mhz 였으니 AT 컴퓨터의 16Mhz 라는 속도는 1.6배나 빠른 것이었다.

 

하드디스크는 정말 혁신이었다. 처음 보급형 컴퓨터가 나왔을 당시 기본으로 장착된 하드디스크 용량은 20MB 였다. 단위가 햇갈릴까봐 다시 상기시키면 GB가 아니다. MB 이다.

 

20MB의 용량은 플로피 디스크 16장을 넣을 수 있는 용량이었고 그렇다면 디스켓 3장 자리 게임을 무려 5개나 넣을 수 있는 용량이었다.

 

필자의 첫 컴퓨터는 좀 무리해서 286 컴퓨터에 남들 20MB 하드디스크 달 때 8MB나 더 큰 28MB짜리 하드디스크를 장착했었다. 그러나 그 후 3달쯤 후에 같은 가격에 40MB 하드디스크를 기본으로 장착시켜줘서 좀 실망한 기억이 있다.

 

3. 당시의 소프트웨어 유통

  지금도, 불법 소프트웨어가 많이 유통되고 있지만, 당시는 98%는 불법복제였던 것 같다. 아니 사실 정품 사는 방법도 잘 몰랐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된 것도 아니었고 말이다. 용산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던 광경이 각종 게임을 복제해서 노점처럼 팔곤 했었다. 과거 복제 음반을 리커카로 팔던 것처럼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게 심지어는 아래와 같은 광고가 잡지에 올라오곤 했다.

흔한 회원 모집광고
흔한 회원 모집 광고

 

무려 불법복제 회원을 모집한다는 광고다. 그것도 당시 제일 잘 나가던 컴퓨터 잡지에 실린 광고다. 저작권의 개념이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지금은 대체 소프트웨어도 많고, 정품도 예를 들어 백만원 가까이하던 포토샵도 구독으로 월 만원 정도면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합리적이고, 접근성이 좋아져서, 많이들 정품을 쓰고 있다.

 

3. 마치며

문득 한쪽 구석에 꽂혀 있는 1990년도 컴퓨터 잡지를 펼쳐보다 추억을 떠올리면 몇 줄 적어봤다. 정말 짧은 시간에 엄청난 변화가 있던 것 같다. 이 글이 필자와 동시대 분들에게는 추억을 젊은 분들에게는 신기한(?) 경험을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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